다큐 (EBS 자본주의-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개요,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리


개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세상에 나온 지 약 250년이 지났습니다. 주기적으로 나타난 위기 속에서도 자본주의는 살아남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본주의는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학자, 기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행복을 정의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이 사태를 초래한 월가의 도덕성 결여에 대한 반감과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싹트게 됩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누구도 이 사태에 대해 책임지거나 벌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과거로 돌아가 신자유주의와 수정 자본주의(정부의 시장개입에 기반)에 대해서 살펴보고, 20세기 초의 경제 이론이 현대 자본주의에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케인스의 수정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독일의 항복으로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연합국은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독일에 대해 엄청난 배상금을 부과합니다. 이후에 벌어질 경제 위기를 제일 먼저 예견한 것이 존 메이너드 케인스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배상금 때문에 독일 정부는 대량의 통화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게 됩니다. 한편 전쟁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유럽과는 달리 미국은 호황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쌓인 버블이 터지면서 1929년 대공황이 발생합니다. 1930년대에 들어 빈곤에 지친 독일 국민들은 파시즘에 빠져들고 히틀러에게 정권을 맡기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심을 갖고 있던 케인스는 자본주의 위기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1936년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이라는 책을 펴내고, 경기 침체로 인한 절대적인 수요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또한 미시 경제 연구에 집중했던 기존의 학자들과 달리, 국민소득, 환율, 이자율, 국가 및 세계 경제를 연구하는 거시 경제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최소한의 감시 역할만이 아닌, 시장경제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합니다.

그렇지만 정부의 계획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이라는 그의 처방은, 당대의 학자들과 지식인들로부터 많은 반론을 불러일으킵니다. 케인스의 이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한 것이 미국이었습니다.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실업자와 빈곤층을 위해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고,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1939년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유럽, 아시아, 태평양 지역까지 전쟁에 휩쓸리게 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독일과 미국의 군비 생산은 경제 불황에서 탈출하게 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케인스주의는 자본주를 근간으로 하는 정부의 주요 경제 원리가 되고, 큰 국가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이론적 배경이 되었으며, 오랜 기간 주류 경제학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한편 케인스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라는 경제학자가 등장합니다. 1944년 발표한 ‘노예의 길’을 통해 과다한 투자와 소비가 공황을 불러왔다고 주장하면서 시장의 자동적인 조정 기능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만 케인스와는 다르게 하이에크의 주장은 주목받지 못했고, 주류 경제학에서 아웃사이더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70년대에 들어서면서 호황이 끝나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이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케인스 이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 이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채용한 것이, 1979년 마거릿 대처의 영국이었습니다.

1970년대에 와서는 신자유주의 사상이 주류 이론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미국에서도 2차 오일쇼크(1979년)가 발발하자, 규제 철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미국은 대처와 비슷한 노선을 가진 레이건을 1981년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그는 하이에크와 같은 신자유주의 노선을 따르고 있는 시카고학파의 밀턴 프리드먼의 이론을 기반으로 국정을 운영합니다. 규제 철폐, 적정 세율, 제한적인 정부 지출과 개입을 주요 골자로 합니다. 단기간의 성과를 보이지 못한 영국과 미국의 정책 노선은 80년대 중반에 가서 빛을 보게 됩니다. 한편 1991년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와의 싸움에서 완전히 패배하고, 동시에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는 지구촌 경제의 주류 원리로 완전히 자리 잡게 됩니다. 미국·영국은 세계화를 주장하며 세계 각국의 시장 개방에 압력을 넣기 시작하고, 이제 세계는 글로벌 경제 체제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 핵심이 금융 자본주의입니다.

금융 자본주의란 금융 자본이 경제를 지배하는 자본주의를 말합니다. 20세기 후반부터 남미, 아시아,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각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경제위기가 발생했고, 대부분의 원인은 금융 자본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세계화가 전 세계에 풍요를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지만,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은 더 심화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와 수정 자본주의의 논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어찌 보면 자본주의 자체가 한계를 보인 것이거나, 국가나 시장이 아닌 자본주의를 주도할 새로운 힘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세계화와 금융자본주의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상위 1%에 소득이 더 집중되고 있고, 소득의 증가와 반대로 국민의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있습니다. 점점 자본주의에 보험과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자본주의의 역효과를 막기 위한 첫 번째 요소로 복지를 언급합니다. 복지를 기반으로 다수의 국민이 주도하는 자본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여기서 복지는 무조건 퍼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비생산적인 빈곤층을 생산적인 국민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말합니다. 이는 전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저소득층의 소비를 진작 시킬 수 있으며, 국가 차원의 긍정적인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 기술 양성과 직업 훈련 등이 그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화에서는 20세기 경제학을 양분했던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통해 두 가지 형태의 자본주의, 시장의 힘을 믿는 신자유주의, 국가의 개입을 통한 수정 자본주의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이론 모두 세계화된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완벽하게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부의 양극화, 빈곤의 심화, 불평등의 대두 등이 대표적인 문제인데, 이제는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복지 자본주의가 필요합니다. 자본주의가 부의 생산을 위한 엔진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부’인가에 대해서는 간과해 왔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부를 축적하는 것이 아닌 다수의 대중이 함께 살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새로운 부의 윤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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