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 피쉬> 줄거리, 결말, 후기

근거 없고 허풍 같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데 지친 윌은, 3년간 아버지와 연락하지 않는다. 어느 날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의 이야기를 회상한다. 아버지를 마주하고, 그동안 해준 모든 이야기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출처: ‘빅 피쉬’ 스틸샷>


줄거리

아들을 가지던 날, 아무도 잡지 못했던 거대한 물고기를 자신의 금반지로 낚았다는 얘기를 파티에서 떠들고 있는 에드워드 블룸, 아들 윌 블룸은 근거 없고 허풍 같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데 지쳐있었고 결국 3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의 소식을 간접적으로 전해 듣긴 했지만, 그들은 서로가 외면한다는 사실조차 외면하고 있었다. 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는 워낙 근거도 없고,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했지만, 어쨌든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버지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는 윌의 해설로 영화는 시작한다.

파리에 살고 있는 윌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어릴 적 아버지가 들려준 마녀의 이야기를 회상한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마녀가 살고 있다고 알려진 낯선 집 앞을 서성이고 있다. 마녀의 한쪽 눈은 유리로 되어 있고 그것을 마주 보면 자신이 미래에 죽는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 에드워드가 유리 눈을 가져오겠다고 호기롭게 나서고, 아이들은 마녀의 눈을 보게 된다. 마녀를 부축해서 집으로 데려다준 에드워드는 자신도 죽음을 보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아버지를 마주한 윌은 그동안 차라리 외면 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던 에드워드는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와중에도 성장하고, 큰 고기는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각종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과학 박람회 수상, 불난 집에서 개를 구하고, 마을에 식량을 강탈한 거인 칼에게 같이 큰 도시로 떠나자고 회유하고, 나열하면 끝도 없는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허무맹랑한 일화가 계속된다.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일부러 오래되고 낡은 길을 선택한 에드워드, 무성한 나무와 거미줄을 헤치고 길을 지나는데,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으로 깨끗한 스펙터 마을을 발견하게 된다. 에드워드를 반겨주는 마을 주민들, 하지만 모두 신발을 벗고 있고, 그에게 너무 일찍 왔다고 말하는 모양새가 왠지 이승이 아닌 것 같다. 마을의 한 소녀 제니퍼가 그의 신발을 빼앗아 마을 입구에 있는 전봇대 줄에 걸어 버린다. 더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지만 윌은 마을을 떠나기로 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에드워드는 며느리 조세핀에게 그와 부인 샌드라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해준다. 스펙터 마을을 떠난 에드워드는 칼과 함께 여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마다하지 않았다. 우연히 방문한 서커스 공연장에서 에드워드와 칼, 두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만나게 된다. 다만 칼은 자신이 정착할 곳을 찾았지만, 에드워드는 첫눈에 반한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다. 서커스 단장 캘로웨이는 그녀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에드워드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에드워드는 무급으로 일하는 조건으로 매달 그녀에 대한 단서를 얻기로 단장과 약속하고, 다시 단서를 얻기 위해 단장의 숙소로 가던 중 그의 정체가 늑대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3년 만에 마침내 그녀의 이름을 알게 된다. 샌드라는 이미 약혼 상대가 있었지만, 집요한 구애 끝에 에드워드는 그녀와 결혼을 약속한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징집 명령서를 받게 되고, 또 다른 3년의 복무기간을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에 특수부대로 편입하여 각종 위험한 임무를 맡게 된다. 아마도 6.25 전쟁 중인 한반도에 기밀문서 획득을 위해 투입된 에드워드는, 위문 공연 중이던 샴쌍둥이 자매를 만나고, 그녀들에게 자신이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자신을 도와주면 공연계 거물을 소개해 준다고 약속한다.

조세핀은 그녀가 들었던 이야기를 윌에게 해주지만, 월은 아버지는 밖에서의 삶을 더 좋아하셨고, 집안에서의 지루한 일상을 견딜 수 없어서 이야기를 꾸며낸 거라고 말한다. 애초에 윌은 단 한 번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전쟁이 끝나고 외판원 일을 시작한 에드워드는 본인의 사교적인 성격이 이 일에 썩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윌은 아버지의 창고를 뒤지다 우연히 발견한 신탁증서에서 제니퍼의 이름을 발견하고 스펙터 마을을 방문한다. 이미 노년이 된 제니퍼를 만나 아버지에 관해 묻는다. 당시 차를 타고 이동하던 에드워드는 폭우를 만나, 다시 한번 우연히 스펙터 마을을 방문한다. 마을은 외부와 연결되었지만, 완전히 쇠락해 있었고 파산한 상태였다. 에드워드는 돈이 많지 않았지만, 그의 인맥을 활용해 마을을 재건하려 하고 있었다. 에드워드는 제니퍼를 다시 만나고 그녀의 집을 수리해 준다. 그녀는 에드워드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에드워드는 자신에게 여자는 아내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떠난다. 그리고 에드워드는 다시는 스펙터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다.


결말

스펙터 마을로부터 집에 돌아온 윌은 전화를 받고, 에드워드가 입원한 병원 응급실로 간다. 윌은 어머니와 조세핀을 돌려보내고 에드워드의 곁을 지킨다. 의식이 깨어난 에드워드는 윌에게 자신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고 말한다. 그렇게 듣기 싫어하고 지긋지긋해했던 에드워드의 이야기를 윌이 마무리 지으려 한다. 에드워드는 갑자기 깨어나 윌에게 강으로 가자고 말한다. 의사들의 만류를 물리치고, 병원 밖으로 나가니 젊은 시절 몰던 붉은 자동차가 있었다.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 들어섰을 때 거인 칼이 나타나 길을 터준다. 강에는 그가 알던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연주하고, 응원하고, 샴쌍둥이 자매가 악수를 해주고, 복무했던 부대 동료들이 경례하고, 거인 칼은 벌써 돌아와 있었다. 아무도 슬퍼하지 않고 즐겁게 에드워드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강에는 아내 샌드라가 기다리고 있다. 윌의 손에 의해 에드워드는 서서히 물에 잠기고, 이내 커다란 물고기가 되어 멀리 떠나간다. 윌의 이야기가 끝나고 조용히 잠든 에드워드, 윌은 장례식장에서 추모객을 맞이하고, 아버지의 이야기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속속 방문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항상 이야기하던 남자는, 그 자신이 이야기가 되었다고”, 윌이 아버지의 삶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후기

허풍쟁이 아버지가 자기 경험에 살을 붙여 이야기하면서 진행되는 스토리, 그런 아버지를 점점 이해하게 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진행되고, 이야기의 대미는 아들에 의해 마무리된다. 팀 버튼의 영화답게 화면은 역시나 몽환적이고 아름답다. 에드워드가 여정 중에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 마녀, 거인, 늑대인간, 샴쌍둥이 등등 소외된 이들에 대한 감독의 시선도 살짝 볼 수 있다. 영화 후반부 담당 의사와 윌이 나누던 대화에서 왜 에드워드가 허풍쟁이가 되었는지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네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아느냐고 의사가 묻고, 윌은 거대한 물고기를 잡았다는 얘기는 질리도록 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의사는 진짜 얘기를 들었냐고 물으며, 출장 중이었던 그를 대신해 이웃 주민이 만삭의 샌드라를 병원으로 데리고 왔고 너를 낳았다고 말한다. 물고기나 반지 같은 걸로 꾸며진 이야기와 사실을 비교하면, 자신은 전자가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한다. 외판원 생활을 하면서 집을 오래 비울 수밖에 없었던 에드워드는, 본인 나름의 방법으로 아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 같다. 머리가 커지고 점점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던 윌이지만, 마지막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윌이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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