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 쇼트> 줄거리(기회), 줄거리(현실), 결말

70년대 MBS가 등장하면서 금융시장은 급변한다. MBS는 은행권과 금융권의 성장을 끌어냈지만, 점점 형태를 변화해 거대한 괴물이 되었고 세계 경제를 무너뜨린다. 하지만 이 사태를 예견하고, 미국 경제의 모순을 꿰뚫어 보고, 기회를 발견한 이들이 있다.
<출처: ‘빅 쇼트’ 스틸샷>


줄거리(기회)

“곤경에 빠지는 건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라는 마크 트웨인의 격언이 언급된다. 자레드 베넷(라이언 고슬링)이 금융업의 성장을 설명한다. 은행은 70년대에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았다. 살로몬 브라더스의 루이스 레이니어가 MBS를 소개하면서 시장은 급변하기 시작한다. 주택 담보부 증권(Mortgage Backed Security, 이하 MBS)은 개별주택 담보 대출을 묶어 수익성은 높이고 위험은 헷징(분산)하는 AAA 등급의 결합상품이다. 이는 은행권과 금융권의 성장을 끌어내고 시간이 흘러 2008년이 된다. MBS는 그 형태를 변화해 거대한 괴물이 되었고 전 세계 경제를 무너뜨린다. “미국의 금융기관은 건재합니다“라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언급이 무색하게,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고, 미국 경제의 엄청난 모순을 꿰뚫어 보고 거기서 기회를 발견한다.

사이언 캐피탈의 마이클 버리(크리스찬 베일)는 주택시장을 공매도(하락 시장에서 수익을 취하는 투자 방식)하려 한다. 즉 주택시장의 폭락을 예견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마이클과 통화 중인 투자자 로렌스는 주택시장이 바위처럼 탄탄하다고 말하면서 연방준비은행 (이하 FED) 의장 그린스펀의 발언, 주택시장의 거품은 일시적이고, 채무불이행도 적다는 발언을 인용한다. 하지만 마이클은 MBS의 구조적 취약성(비우량 주택 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구성)을 언급하면서 채무불이행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 장면에서 마이클은 신용 부도 스와프(Credit default swap, MBS의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시 돈을 버는 구조의 파생상품, 이하 CDS) 매입을 위해 월가의 투자은행을 순례하기 시작한다. 은행의 판매 제안을 훨씬 상회하는 물량의 CDS를 구입하려는 마이클을 모두 비웃는다. 심지어 그의 상사, 회사 동료들도 그의 판단을 걱정한다. 투자자 로렌스는 그의 결정에 의구심을 보이고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말한다.

프런트 포인트의 마크 바움(스티븐 카렐)은 모건 스탠리 산하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어느 날 마크의 동료가 잘못 걸려 온 전화를 우연히 받게 되는데, MBS의 공매도에 관한 전화였다. 마크는 발신자를 묻고 동료는 도이체 방크의 자레드 베넷이라고 대답한다. 관심이 생긴 마크는 베넷을 직접 만나서, 그의 계획을 묻는다. 베넷이 설명하는 원리는 마이클의 경우와 똑같다. 다만 투자은행이 비우량 MBS를 결합하여 부채 담보부 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이하 CDO)를 만들어서 계속 팔고 있다는 사실만 추가된다. 마크와 동료들은 주택 담보 대출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마이애미로 가고, 주택담보대출 브로커로부터 대출 자격 심사가 얼마나 방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게 된다. 브로커의 단골이라는 스트리퍼에게 방문하고, 집값의 5%만 지불하면 집을 구매할 수 있고 한 주택에서 대출을 여러 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마크는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주택 시장에 엄청난 버블이 있다고 판단, 도이체 방크의 베넷에게 CDS 구매 요청을 한다.

투자 설명을 하기 위해 제이피 모건에 찾아온 찰리와 제이미는 적정 자본 규모를 갖추지 못해 낙담하고, 우연히 주택시장 붕괴에 대한 자료를 읽게 된다. 이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제이피 모건 체이스 은행에 근무했던 벤 리커트(브래드 피트)를 찾는다. 찰리와 제이미는 CDO에 대해 벤에게 설명하고 상당수의 CDO가 실제 품질과 상관없이 AAA를 받았다고 말한다. 벤은 두 사람이 택한 CDO가 완전히 쓰레기라고 평가하고, 찰리는 공매도하기 위해서는 ISDA계약(장외에서 스와프 및 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자격)이 요구되고 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벤은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도이체 방크에 전화한다.

줄거리 (현실)

2007년 1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엄청나게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채권 신용등급은 여전히 AAA를 유지하고 있고,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채권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모건 스탠리의 위험관리 부서에서는 자회사인 프런트 포인트에 CDS 매각을 요구하고 있었다. 마크는 S&P에 방문하여 신용 등급 하향을 왜 하지 않는지, 애초에 AAA 등급을 주는 걸 거부한 적은 있는지 묻는다. 담당자의 대답이 매우 예술적이다. “우리가 AAA 등급을 주지 않으면 바로 무디스로 달려가는데 우리더러 뭘 어쩌라는 말인가?”라는 것이 담당자의 대답이다. 이 상황에 대해 베넷을 사무실로 불러 화를 내는 마크와 동료들에게 베넷이 말한다. “애초에 신용평가업체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그리고 대형 투자은행은 아무것도 몰라요.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요? 그들은 지금 뭐가 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 아직도 시스템에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당신들은 모르는 것 같아요. 지금 수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이는 전적으로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거에요. 당신들은 자신을 냉소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제도를 믿고 있잖아요. 대화가 끝나고 베넷은 미국 증권화 포럼이 다음 주에 라스베이거스에 열리는데, 가서 그들이 얼마나 멍청한지 직접 확인해 보라고 말한다.

포럼에서 투자 자문회사의 CDO 담당자를 만나는 마크는 채무불이행의 증가가 걱정되지 않느냐고 질문하고, 상품에 하자가 있어도 나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대답을 듣는다. 더불어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파생된 CDO와 스와프 시장의 규모가 원 대출의 약 20배에 달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는다. 특정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한다면, 그것을 재료로 만들어진 다양한 CDO와 CDO를 재료로 만들어진 합성 CDO에 끼칠 연쇄반응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사태의 심각성과 베넷이 말했던 어리석음이 무엇인지를 드디어 파악하게 된다.

찰리와 제이미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의 상승에도 채권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을 당황스러워하던 중, 벤이 라스베이거스로 갈 것을 제안한다. 그들의 투자 즉, 공매도가 정확한 판단인지 포럼의 분위기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포럼에서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찰리, 제이미와 벤은 우량하다고 말할 수 있는 AA 등급의 채권, 실상은 신용평가업체 간의 경쟁에 의해 실제 건전성에 비해 고평가된 채권을 공매도 하기로 한다. 포럼을 돌아다니면서 관계자들과 계약을 체결한다. 마이클도 주택시장의 불안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채권 가격에 불만을 토로한다. 심지어 금융제도 자체가 사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마이클은 투자자에게, ‘시장에 문제가 있으면 자의로 특단의 조치를 할 수 있는 사전 계약을 했고, 현재의 주택담보대출 채권 시장은 사기가 판을 치고 있으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당분간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결말

시장에서 CDO나 주택담보대출 채권의 채무불이행이 증가하고 있고, CDS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붕괴가 시작되었고, 각자 선택할 시기가 다가온다. 벤 일행은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매각하고, 마이클은 13억 달러의 CDS를 매각한다. 마크의 모회사인 모건 스탠리에서는 채무 불이행 확률이 없다고 믿고 A, AA 등급 CDO에 대한 CDS를 대량으로 판매했지만, 채무 불이행이 발생해 버리고 회사는 엄청난 금액을 CDS 매수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마크는 현 상황에서 CDS를 판매하면 큰돈을 벌 수 있지만, 동시에 모회사는 CDS 구매자에게 15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베어스턴과 컨츄리 와이드가 무너지고, 다음은 리먼 브러더스의 주가가 ‘0’을 찍는다. 모건의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마크의 동료들은 보유하고 있는 CDS 매각을 권하고, 망설이던 마크는 마침내 CDS를 전량 매각한다.

금융 위기 이후에도 월가는 여전히 보너스를 두둑이 챙기고 있고, 로비를 통해 규제를 완화했다. 동시에 연기금, 부동산, 퇴직금, 예금, 채권 등에서 미국 내에서 5조 달러가 증발했고, 약 8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 모든 사태는 결국 누구의 잘못일까? 만든 이조차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CDO를 마구잡이로 찍어내고 합성 CDO까지 만들어서 판매한 투자 은행, 엄중한 기준 없이 AAA 등급을 남발한 신용평가 회사,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FED와 재무부, 이들의 잘못이 가장 클 것이다.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 모든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 결국 국민이다. 금융권의 구제금융을 위해 세금을 내야하고, 일자리를 다시 찾아야 하고, 연금과 은퇴자금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

영화의 주인공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AA 등급의 CDS를 매입하고 라스베이거스의 포럼을 빠져나오면서 춤을 추고 환호하는 찰리와 제이미에게, 벤은 자중할 것을 부탁하며 말한다. “우린 지금 미국 경제가 무너진다는 것에 베팅했어. 즉 우리가 옳다면, 사람들은 집을 잃고, 직장을 잃고, 은퇴 자금도 잃어, 그러니까 제발 춤은 추지마.” 작 중 벤과 마크가 그들의 행동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이 잠깐 나오긴 하지만 결국 그들도 방관자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들이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붕괴를 예상하고 관계 당국에 알렸다고 해서, 실제로 받아들여졌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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