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 셰퍼드> 줄거리, 결말, 후기

1961년 카스트로 정권의 붕괴를 목표로 했던 미국의 피그스만 상륙작전은 실패하고, CIA는 내부의 누군가가 상륙작전을 밀고했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들어간다. 익명의 테이프와 사진이 CIA 베테랑 첩보요원인 에드워드 윌슨에게 배달된다.
<출처: ‘굿 셰퍼드’ 스틸샷>

줄거리

1961년 CIA의 베테랑 첩보요원 에드워드 윌슨(맷 데이먼), 카스트로 정권의 붕괴를 목표로 계획됐던 피그스만 상륙작전은 실패로 돌아가고, 내부의 누군가가 상륙지점을 밀고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조사에 들어간다. 익명의 영상 테이프와 흑백사진이 윌슨의 집 앞으로 배달된다. 첩자를 밝혀낼 유일한 단서라고 생각한 윌슨은 조수인 브로코와 함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윌슨은 잠시 회상에 빠지는데, 시간은 그가 예일대에 재학 중이던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극 공연이 끝나고 대기실에 있던 월슨, 갑자기 비밀결사 해골과 뼈(이하 해골단)의 가입 제안을 받게 되고 수락하게 된다. 가입 절차의 일환으로 개인의 비밀 한 가지를 털어놓아야 하는데, 윌슨은 어린 시절 자살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고, 아버지의 유서를 자신이 몰래 숨겼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해골단에 가입한다는 것은 미국 권력의 중추로 가는 지름길에 올라탔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언론사의 발행인, 투자은행장, 대통령, 상하원 의원 등이 해골단의 현 멤버였다. 윌슨은 문학도였으며 영국 출신인 프레데릭스 교수의 지도하에 시 낭독회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프레데릭스 교수는 표면적으로 나치 모임을 주최하였지만, 실상은 영국을 위한 공작활동을 하고 있었고, 해골단 연줄로 찾아온 FBI 수사관 샘의 요청으로 윌슨이 개입함에 따라 교직을 잃게 된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전쟁을 선포한다.

1961년으로 돌아와, CIA 국장 앨런은 피그스만 상륙작전의 밀고자를 색출하려 한다. 1940년 윌슨은 해골단 휴양지에 방문하여 정·재계 거물과 친구 존의 여동생인 클로버를 만나게 된다. 앨런의 주선으로 설리번 장군을 만나고, 설리번 장군은 미국의 참전 소식과 해외 첩보국(CIA의 전신인 OSS) 창설을 알려주면서 윌슨을 요원으로 채용한다. 하룻밤의 사랑으로 클로버는 임신하게 되고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지만, 1941년 윌슨은 런던으로 파견된다. 윌슨은 영국의 첩보요원이었던 프레데릭스를 다시 만나서 가르침을 받고, 아치 커밍스라는 케임브리지 출신 영국 정보부 소속 첩보요원을 소개받는다. 어느 날 커밍스는 프레데릭스의 문란한 사생활을 근거로 윌슨을 포함한 미국 측 요원들에게 프레데릭스의 처리를 요청한다. 모든 상황을 예상하던 프레데릭스는 자발적으로 죽음을 맞는다. 1945년, 2차 세계 대전이 종전되었지만 소련과 새로운 첩보전이 시작된다. 포로 교환을 협상하는 자리에서 윌슨은 미국이 부여한 율리시즈’라는 코드네임의 소련 첩보요원을 처음으로 만난다.

종전 후, 6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윌슨과 가족과의 관계는 소원하기만 하다. 설리번 장군은 새로운 첩보기관 CIA의 창설을 알리고, 윌슨에게 해외 방첩 업무를 맡아줄 것을 요청한다. 쿠바의 이바네즈라는 인물이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담배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 배경에 율리시즈, 즉 소련의 영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CIA 국장 앨런은 피그만 상륙작전 실패의 책임 소재를 윌슨에게 지우려고 하고, 동료 요원인 헤이즈 역시 윌슨을 의심한다. 설리번 장군은 윌슨에게 앨런이 쿠바에 소재한 담배회사의 이사회에 등재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아무도 믿지 말라고 당부한다. 윌슨은 오래 교류를 가져왔던 FBI 요원 샘에게 앨런의 기밀자료를 요청하고, 자료를 받는다.

미로노프라는 KGB 고위 요원이 망명을 요청하고, 윌슨은 종전 후 독일에서 만난 율리시즈가 ‘추위’를 싫어한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이를 미로노프를 통해 확인한다. 며칠 후 영국 정보원 커밍스가 나타나 미로노프의 정보를 공유하기를 희망하고, 미로노프에게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책을 선물한다. 한편 전 KGB 대령이라고 신분을 밝힌 망명객이 등장하고, 그는 자신이 진짜 미노로프이고 이전에 망명을 요청한 사람의 본명은 유리 모딘이라고 말한다. 다만 율리시즈의 약점이 ‘추위’라는 정보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했던 윌슨과 그의 심복 브로코는 LSD를 동반한 고문 끝에 그를 자살로 이르게 한다.

해골단에 가입한 윌슨 주니어, CIA에 들어가고 싶다고 윌슨에게 말하고 가족에 뒷전인 윌슨의 생활을 아는 클로버는 반대한다. 피그스만 상륙작전 며칠 전, 윌슨 가족은 해골단 파티에 참석하고, 윌슨은 앨런, 헤이즈와 함께 상륙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근처 오두막에서 목욕하고 있던 윌슨 주니어는 작전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윌슨은 주니어에게 함구할 것을 다짐받는다. 피그스만 작전이 있기 얼마 전, 흐루시초프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윌슨은 미국에 방문한 율리시즈와 대화를 나눈다. 쿠바의 카스트로 처분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리고, 두 사람이 나누는 완곡한 표현법이 제법 흥미롭다. 윌슨이 “그가 계속 미국의 관심을 끈다면 그에게 놀라움을 선사해 줄 수밖에 없다, 그 사실에 당신들이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율리시즈는 “그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고, 우리는 놀라고 싶지 않은데?”라고 답한다.

결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윌슨의 모습을 다루는 동시에, 익명으로 윌슨에게 전달된 테이프와 흑백사진에 대한 CIA 기술팀의 조사가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현장은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콩고의 세 군데로 좁혀진다. 윌슨은 콩고의 현장에서 자신이 아들에게 가르쳐 주었던 impossible bottle (범선 모형이 들어있는 병)을 발견하고 테이프에 등장했던 남성이 윌슨 주니어였음을 알게 된다. 이때 등장하는 율리시즈, 그는 윌슨 주니어와 함께 있던 여성은 러시아의 스파이였고, 윌슨 주니어가 그녀에게 상륙지를 알려줬다고 말한다. 율리시즈는 ‘마더’(소련이 윌슨에게 부여한 코드네임) 를 이중 스파이로 포섭하려 하고, 윌슨에게 빠른 결정을 종용한다. 커밍스가 미로노프에게 선물한 율리시즈를 다시 확인하는 윌슨, 책을 뜯어보다가 여권 및 작전 지령을 확인한다. 미로노프는 KGB 망명객의 증언대로 유리 모딘이었으며, 커밍스(냉전 시기 소련의 이중 첩자로 활동했던 케임브리지 파이브의 킴 필비라는 실존 인물이 모티브)는 소련의 이중 첩자였다.

박물관에서 다시 율리시즈를 만난 윌슨은 그의 포섭에 응하지 않는다. 다만 율리시즈가 도움을 청할 경우 윌슨이 그를 돕는 조건,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고 말하는 율리시즈의 대사를 마지막으로 대화는 끝이 난다. 결혼식장으로 오고 있던 며느리(소련의 스파이이자 윌슨 주니어의 연인)를 조용히 처리하고, 쿠바의 담배회사로부터 벌어들인 비자금 내역을 앨런에게 보내서 자발적으로 사임하게 만든다. 새로운 청사로 이전한 CIA, 헤이즈가 새 국장이 되고 윌슨이 방첩부서를 맡는다. 윌슨은 숨겨 놓았던 아버지의 유서를 드디어 읽게 된다. 해군 장교였고 해군 제독이 될 예정이었던 윌슨의 아버지는 충성심을 의심받고 자살했다는 것이 진실인 줄 알았으나, 국가에 대한 배신자였다는 것을 유서를 통해 알게 된다. 윌슨이 서재에서 아버지의 유서를 조용히 태워 버리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후기

영화의 전개는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30년대 윌슨의 대학생 시절, 미국 권력의 중추인 해골단의 존재, CIA의 전신인 OSS 창설, 런던·독일에서 한 명의 스파이로서 자격을 갖춰가는 윌슨의 모습, 종전 후 냉전의 발발, 쿠바 견제를 위한 피그스만 상륙작전과 실패, 그리고 사건의 진상까지, 미국 현대사에 대한 사전 이해가 있다면 상당히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다만 XX의 이익이 있을 뿐이다”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윌슨이 이 철칙에 가장 부합되는 인물일 것이다. 율리시즈에 대해 도움을 약속하고, 조용히 며느리를 처리하고, 앨런 국장을 사임하게 만들고, 자신의 커리어에 오점이 될 수 있는 아버지의 유서를 없앤다. 앨런의 사임 이후 국장 자리를 차지한 헤이즈도 예외일 수 없는데, 이익을 취했기 때문인지 사건의 진상에 대해 윌슨에게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는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이합집산 할 수 있는 세계정세와도 일견 닮은 모습을 보인다. 다만 영화에 대해 아쉬운 부분은 영화의 시점이 중구난방으로 과거와 현재를 너무 자주 오간다는 점이다. 특히 미로노프의 등장, 피그만 상륙작전을 기준으로 여러 사건을 보여주지만, 선후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사건의 연대기를 파악하고 내용을 한번에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반복 감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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